[퍼시픽타임즈=배병화 기자] 윤석열 정부가 추구하는 해양정책과 연계해 여수광양항의 미래를 모색하자는 의견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22일과 23일 순천대 산학협력관 4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제이네비해양경제학회 정책포럼에서 아시아 최고의 스마트 복합항만으로 여수광양항을 육성하기 위한 해법들이 다양하게 제시됐다.
항만배후단지 정책 분석과 시사점을 비롯, 광양항의 ESG 경영전략, 물류쇼핑몰을 활용한 혁신사례, 탄소중립형 배후수송망 구상, 스마트 광양항 육성 방향, 컨테이너부두터미널 생산성 제고 방안 등이 그 핵심이다.
여수광양항은 현재 철강, 정유, 석유화학 분야 국가산업의 핵심기지와 컨테이너, 유류, 벌크화물 등을 처리하는 복합항만으로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이번 정책포럼에선 최근 국내외적으로 변수들이 많은 시점에서 철강, 정유, 석유화학 산업이 배후산업과 동반 성장하도록 하는 해법들이 눈에 띈다.
전라남도와 여수광양항만공사, 전라남도테크노파크, 광양시가 주최하고, 국제이네비해양경제학회(회장 김현덕·순천대 교수)가 주관한 정책포럼의 요지를 살펴봤다.
● 여수광양항을 에너지 허브 항만으로 육성
김현철 전라남도 해운항만과장
여수광양항 총 물동량은 전년 대비 7.3% 증가했다. 그러나, 컨테이너 물동량은 1.6% 감소하고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최근 10년 동안 부산항이 큰 폭으로 물동량이 증가했다. 반면, 광양항은 소폭 증가에 머물렀다.
구체적으로 2011년과 2021년을 비교하면 현격한 차이가 난다. 부산항은 1천614만 TEU에서 2천269만 TEU로 큰 폭(40.5%)으로 늘었다. 광양항은 같은 기간 206만 TEU에서 213만 TEU로 약간(0.3%) 늘었을 뿐이다.
여수광양항은 앞으로 여천 항로(묘도수도) 직선화 사업(‘23.~‘29.)의 조기 준공으로 여수 석유화학단지 입출항 선박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체선율이 개선된다. 석유화학제품 물동량 증가에 따른 신규부두 확충 및 조기 구축을 통해서도 체선율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항만 리뉴얼(Renewal) 사업도 조기 완공하면 위험물 취급 노후 부두의 시설 정비를 통해 안전성 확보 및 생산활동 촉진, 체선율 개선 효과를 거두게 된다. 광양만권 수소산업 융복합 플랫폼 구축사업 추진을 위해서도 정부의 탄소중립 항만 구축 기본계획에 반영을 추진하고 있다.
여수광양항 활성화를 위해 내년에 추진할 주요 사업들도 국비나 도비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와 관련, 기재부 심의를 통과하고 국회에서 심의 중인 국비 확보액은 1천617억원으로 올해 확보된 1천295억원보다 322억원이 더 늘어났다.
주요 사업의 국비 확보는 광양항특정해역암초제거 242억원을 비롯 광역준설토투기장(7.5km) 618억원, 광양항항만배후단지 확대 62억원, 광양항북측배후단지 11억원, 3-2단계 항만자동화 테스트베드 453억원, 낙포부두 리뉴얼 135억원, 광양항 묘도수도 직선화 사업 25억원, 묘도 준설토매립장 32억원, 광양항 3단계 투기장 39억원 등이다.
광양항 활성화를 위한 도비 사업도 광양항 물동량증대 인센티브 지원 6억5천만 원, 항만홍보(광양항) 공동마케팅 지원 3천만 원, 해운항만물류 전문인력(순천대) 양성 2천만 원, 항만물류고 취업지원 프로그램 운영 2천만 원, 광양항 활성화 협력체계 강화 10억 원, 해양항만 활력추진단 운영 2천만 원, 광양항배후단지 154kv 전력공급시설 16억4천만 원 등이 반영됐다.
● 항만배후단지의 자유무역지역 정책 분석과 광양항에의 시사점
이태휘 경상국립대 스마트유통물류학과 교수
항만배후단지와 이의 자유무역지역 지정 정책이 도입된 지 20년 가까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환적화물을 통한 항만배후단지의 부가가치 창출은 아주 미미한 수준이라 할 수 있다.
항만배후단지 부가가치 창출 정책 실패의 원인을 개념적으로, 실무적으로 접근해 분석해보았다. 항만배후단지의 기능적 한계에 대해서도 살펴보았다. 연구 결과, 항만배후단지와 산업단지 및 보세공장 간 기능적 중복이 있음을 알게 됐다.
또한, 항만배후단지(Port Distripark)와 항만배후지(Port Hinterland)의 개념적 차이에 대해 살펴봤다. 항만 중심지는 인근 배후지에 대한 서비스를 맡은 지역, 생활에 필요한 것을 구하거나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다. 반면, 항만 배후지는 항만이라는 중심지에 영향을 받는 공간, 화물수요를 발생시키거나 항만 서비스를 받는 지역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항만배후지(Port Hinterland)를 항만배후단지(Port Distripark)로 번역하고 동일한 개념으로 바라본다. 항만이 영향력을 미치는 범위는 항만 배후단지 외에도 배후도시, 산업단지 등 광범위한데도 말이다. 항만배후지를 항만배후단지와 동일시함으로써 항만배후단지 ‘정책의 첫 단추’가 잘못 꿰어질 수 있는 우려가 있음을 알게 됐다.
항만배후단지는 항만구역 또는 항만법 제6조 제1항, 제8조에 따른 항만설치 예정 지역에 지원시설 및 항만친수시설을 집단적으로 설치하고, 이들 시설의 기능제고를 위해 일반업무시설/판매시설/주거시설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시설을 설치함으로써 항만의 부가가치와 항만관련 산업의 활성화를 도모하며, 항만을 이용하는 사람의 편익을 꾀하기 위해 제45조에 따라 지정한 구역을 뜻한다.
항만배후단지 부가가치 물류의 한계에 대해서도 살펴봤다. 연구 결과 해외의 항만배후단지라고 해서 특별히 ‘고 부가가치’ 활동을 제공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밝혀냈다.
●광양항 컨테이너터미널의 ESG 경영전략에 관한 연구
신종범 KIT 팀장
최근 해운과 항만 산업에 있어 비재무적 경영성과인 ESG 경영 활동이 중요한 평가 지표로 작용하고 있다. ESG 경영은 환경을 보호하고, 사회적 활동을 하고, 건전하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유지하면 그 기업은 지속 가능하여 투자자들이 자금을 제공하며, 건강한 성장, 우수인재 유치, 소비자 지지를 바탕으로 계속 성장한다는 것이다.
이 연구에서는 광양항 ESG 경영의 활성화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내 15개 컨테이너항만운영사와 4개 항만공사의 ESG보고서 현황을 파악하고 공사와 운영사 ESG 담당자와의 전화 인터뷰, 현장방문, 설문조사를 통해 IPA, Borich 요구도 분석, AHP 분석, SWOT 분석을 진행하여 그 결과를 바탕으로 대응전략을 실무자의 입장에서 제시했다.
국내 컨테이너항만 운영사 ESG보고서 발행률은 20%이고 그 중 국내 진출 GTO 항만운영사의 발행률은 그룹 차원에서 100%이다. 국내 항만 운영사 중 환경 ISO 인증이 있는 기업은 11%이다. 국내 주요항만공사의 ESG보고서 발행률은 100%이며, 인증 기준으로 분석했을 때 중점분야는 S(사회구조, 안전), E(환경),G(지배구조)의 순서이다. 국내 운영사 ESG 담당자 면담 결과 언급이 많은 단어의 순서는 친환경, 인식 개선, 참여, 협력, 상생, 안전의 순서이다.
국내 운영사 ESG담당자 인터뷰 결과 언급이 많은 단어의 순서는 친환경, 인식 개선, 참여, 협력, 상생, 안전의 순이다. 항만공사 ESG담당자 언급이 많은 단어의 순서는 친환경, 인식개선, 참여, 협력, 상생, 안전 순서이다. IPA 분석 결과 중요도 순서는 부정부패 척결, 친환경 항만시설 투자 및 보조금 사업 참여이다. Borich 요구도 분석결과 부정부패 방지 및 투명경영, 친환경 항만시설 투자, 이해관계자 참여유도 및 상호협조로 요구도 순서가 나왔다. AHP 분석결과 친환경 항만시설 투자, 근로자 인권보호, 안전 확보 및 인식 개선 순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종합해 여수광양항의 ESG 경영전략은 권한 있는 관계 기관과 리더의 의지와 이해관계자와의 협의와 협동을 통한 장기간 지속적으로 과학적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투명한 정보공개 절차를 통해 시행하는 방향으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광양항 탄소중립형 통합 항만서비스 구상
노홍승 한국교통연구원 물류연구본부
연간 3억 톤까지 증가하던 광양항 항만배후단지 물동량이 `20년에 들어서면서 연간 2억 7,500만 톤 수준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가 `21년 2030년까지 탄소중립 목표를 선언하고, 2018년 배출량 대비 기존 26%에서 40%로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상향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광양항은 작금의 위기 상황을 탄소중립형 항만전략으로의 변화를 통해 돌파할 생각을 갖고 있다.
이미 미국·유럽 등의 선진항만들도 하역장비 친환경 전환, 신재생에너지 등 항만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탄소중립 항만을 구축하고 있다. 이번 구상도 광양항 배후지에 탄소중립형 친환경 물류체계 구축하고, 친환경 항만으로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탄소중립형 배후수송 통합항만서비스를 제공하는 추진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수행됐다.
연구의 핵심은 화석연료를 이용하는 외부차량은 항만 외곽의 복합물류 터미널까지만 운행하게 함으로써 외부 컨테이너 수송차량 항만 내부 진입을 못하게 하는 데 있다. 그 대신, 항만공사가 친환경 화물차와 Y/T 셔틀 운행을 공동 운영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광양항 탄소중립형 배후수송 통합 항만서비스를 제시한다.
●항만자동화를 통한 스마트 광양항 육성 방향
안승현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연구원
자동화항만은 스마트항만 구축을 위한 첫 단추이며, 스마트항만은 “생태계 중심”의 가상공간과 물리적 공간을 연결한 통합된 의사결정 시스템에 의해서 운영되는 항만을 의미한다.
스마트항만은 지속가능성 확보,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도입이 필요하다. 최근 항만 산업 종사자의 고령화와 신규 인력의 공급 부족은 앞으로 항만 산업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며, 스마트항만은 인력 문제를 극복한 최선의 대안 중 하나이다. 또한,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공급망 붕괴로 부산항 장치율은 85%에 육박하였으며, 선박의 대기율도 상당한 수준으로 증가하였다. 항만의 자동화는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상당히 큰 효과가 나타났다.
최근 로테르담, LA/LB, 청도항, 상해항 등에서 자동화터미널과 재래식터미널을 비교 분석한 연구 결과를 살펴보자. 2020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항만 폐쇄 등으로 재래식터미널의 물동량은 전년 대비 평균 1.9% 감소하였으나, 자동화터미널의 물동량은 전년 대비 30.2% 증가하였다. 또한, 재래식터미널은 물동량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선박당 평균접안시간이 16.2% 증가하였고, 완전자동화 터미널은 물동량의 대폭증가에도 불구하고 선박당 평균접안시간이 4.6%만 증가하였다. 국내에서는 일자리 문제 등에 따라 항만자동화가 선진국 대비 비교적 늦은 시기에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가 주도의 「광양항 항만자동화 테스트베드 구축사업」2026년까지 4개의 선석을 완전자동화 터미널로 개발할 예정이다. 이 사업은 항만 산업에 큰 의의가 있다. 국내 항만장비 산업은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ZPMC의 공격적인 정책에 따라 2010년대 들어 침체되었다. 실례로 부산항 북항의 국내 장비 비율은 89%에 이르렀고, 중국산 장비 비율은 8%에 불과하였으나, 부산항 신항의 경우 중국산 장비 비율이 84%, 국산 장비 비율이 16%로 국내 장비 산업의 위기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광양항 항만자동화 테스트베드 구축사업」을 통하여 테스트베드에 국산 장비를 우선적으로 도입하고, AGV 등 국내 기업이 부재한 분야는 J/V를 통한 해외기술 이전 및 국산화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테스트베드 구축과 운영 경험을 진해신항, 인천신항 등 국내 타 항만에 환류함으로써 국내 항만산업 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된다.
스마트 광양항 육성의 기본방향은 완전자동화 항만을 기반으로 한 IT 기술 중심의 육해상 내륙 연계형 항만이다. 최근 4차 산업혁명 기술의 발달로 해외 선진항만에서는 4세대 자동화기술 중심의 항만을 넘어 지능화, 연계가 강화된 5세대 항만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서 광양항은 항만물류서비스 고도화, 지능형 운영체계 구축, 육해상 통합 물류서비스 마련 등을 통하여 글로벌 최고 수준의 스마트항만이 되어야 한다.
스마트 광양항 구축을 위해서는 하역장비, 인프라기술, 지능화시스템, 육해상 연계 기술 등을 중점적으로 육성해야한다. 해양산업클러스터와 신기술검증영역을 연계하여 광양항을 중심으로 항만산업관련 기업의 활동, 신기술개발 및 검증, 인증 등을 통하여 스마트항만 국내 기술을 확보해야한다. 신기술검증영역을 신산업 인큐베이터로서 항만 운영ㆍ자동화장비 관련 신기술을 개발하고 검증하는 “광양 스마트항만 리빙랩”을 마련하여 국산장비 성능 개선, 수소에너지 기반 장비 개발 등 신산업을 발굴하고 스마트항만 관련 스타트업 육성 및 일자리 창출 노력을 기울여야겠다.
●물류쇼핑몰 쉬팡(Shipang)을 활용한 물류혁신 사례
허문구 한국무역협회 부산지역본부 전 본부장
스마트 물류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종합물류 솔루션 기업인 케이로지(대표 허문구)는 최근 세계 최초로 운임전용 쇼핑몰인 「쉬팡(Shipang)」을 출시하여 수출입업체들의 물류비 절감에 일조할 수 있게 되었다.
그간 소비재의 구매를 위한 다양한 쇼핑몰이 나타났고, 숙박, 항공 등 무형의 서비스에 대한 쇼핑몰이 있었지만 물류에 대한 쇼핑몰이 없었다. 이로 인해 무역업체들의 입장에서는 보다 양질의 저렴한 물류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국제물류 업체에 대한 정보를 얻기가 어려웠다.
반면에 선사나 국제물류주선업자들은 자사의 운임과 서비스를 무역업체들에게 폭 넓게 알릴 수 있는 플랫폼이 없어 정보의 미스 매치가 있었다. 코비드19를 맞아 비대면 비즈니스 추세로의 급격한 변화도 이제 물류업계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물류서비스의 구매도 온라인으로 이루어지는 시대가 앞당겨진 것으로 보인다.
케이로지(주)가 금번 출시한 쉬팡의 메인 메뉴 중 눈에 띄는 것 중의 하나가 「운임 쇼핑몰」내에 존재하는 “운임특가”이다. 이는 마치 항공사나 숙박업체가 목표한 스페이스를 채우지 못할 경우 최종 고객 유치를 위해 내놓는 상품과 같은 방식으로, 케이로지와 제휴한 선박회사 및 국제물류주선업체로부터 받은 특가운임 정보를 사이트에 올리는 것이다. 쉬팡에는 또, 「정기 운임배송」 메뉴가 있다. 화주기업이 정기적으로 선복 스페이스와 운임 정보를 받길 희망한다고 신청하면 이메일이나 카카오톡 등을 통해 상품을 배송하듯이 운임정보를 정기적으로 보내주는 시스템이다.
쉬팡 이용에 대한 화주기업의 비용부담은 없다. 시스템이 안정화에 접어들 경우 광고유치를 통한 수입을 예상한다. 궁극적으로는 참여하는 물류기업으로부터 거래성사 후 소정의 수수료를 받을 예정이다. 또한, 금번 운임쇼핑몰 출시는 해상운임부터 타켓으로 하였으나 항공운임 및 통관료, 적하보험료 등 모든 수출입에 필요한 물류요금을 쇼핑몰의 입점대상으로 할 예정이다. 현재는 한국발 아웃바운드 해상운임 중심이나 지속적으로 인바운드 및 3국간 운임도 제공할 예정이다.
회원에게만 댓글 작성 권한이 있습니다.